Te Araroa 46 –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무척 힘든 하루
2016년 11월 16일 수요일
어제 하루 종일 빗속을 걸었기에 오늘 아침에는 젖은 옷을 다시 입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도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젖은 옷이라니,,,,
텐트로 떨어지는 비소리는 나를 절망스럽게 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희망이 있었기에 추운 날씨와 비도 나의 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 이곳 트랙은 테아라로아 트랙 마크인 오렌지 삼각 플라스틱이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지만 4륜 구동 오토바이(?)가 지나갈 수 있는 트랙이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단지 일반적인 뉴질랜드 봄 날씨같지 않게 거의 매일 비를 맞고 걷는 중이라 좀 힘들다는 것 빼고 날씨만 좋았다면 아주 쉽고 여유로운 길이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어느정도 걸었을까 아직 점심 시간 전일들 하니 약 2시간 정도 걸었나보다.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강을 건너야 하는 구간이 나왔다. 그런데 어제는 그래도 수심이 깊지 않아서 그냥 건넜는데, 오늘을 달랐다.
이 사진은 그냥 하류 쪽을 찍은 사진으로 내가 정말 강을 건넌 것은 이것보다 훨씬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랐던 곳이다. 그리고 힘들었던 오늘 비도 내려 사진은 이것 밖에 없어 그냥 올리는 것이다.
깊이도 상당해 보였고, 계속 내린 비로 인해서 유속도 엄청 빨라 보였다. 이런 상태의 강을 건너야 하다니,,,, 신발을 갈아신고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온몸을 떨게 만들었다. 유속때문에 상류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서 강을 건너가기로 했는데 점점 발의 감각이 무뎌짐을 느꼈다. 토끼가 혼자 먼저 건너기로 하고 2개의 스틱을 의지해 균형을 잡으며 위태위태 걷는것을 보니 갑자기 무서움에 눈물이 났다. 정말 발을 동동구르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내 발에서는 더이상 차가움을 느끼지 못할정도로 발의 감각이 없었고 보이는 강의 유속은 나를 집어 삼키것만 같았으며, 균형을 잃고 강에 흠뻑 젖는 상상으로 나를 두려움을 휩쓸리게 했다. 강에 빠진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분명한곳은 모든 옷과 백팩이 젖어서 추위로 인해 죽을것 같았다. 무사히 건넌 토끼가 자신의 백팩을 벚어 두고 강을 다시 가로질러 나에게 왔을때, 내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원하지 않으면 돌아가자고 얘기 했으나 어제 건넜던 강의 수위도 많이 높아졌을것을 생각하니 돌아가는 일도 만만치 않을것 같아,,, 앞으로 나가는 것도 다시 길을 돌아가는 것도 모두 쉽지 않음에 그냥 마냥 눈물만 주룩주룩 흘렀다.
다시한번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모두 다 짜내어 앞으로 가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내 백팩을 토끼에게 주고 스틱을 의지해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정말 순간순간 엄청난 힘으로 균형을 잡아야했다. 그리고 다 건너갈을때쯤에는 토끼가 잡아주었기에 무사히 건너편으로 갈 수 있었다.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사실 이 비는 강을 건너려고 하는 직전부터 소나기처럼 퍼 부었는데,,, 강을 건널 동안에는 정신이 없어 알아채지 못하다가 건너고 나서야 옷이 다시 홀딱 젖어오는것을 느꼈다. 무사히 건넜다는 안도의 숨도 고르기 전에 급히 판초를 꺼내입고 길을 계속 걸어야 했다.
잠시 따사로운 햇쌀이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잠시 백팩을 벗고 긴장했던 몸을 쉬어 주기로 했다. 그리고 허기진 배를 비스킷과 치즈로 채웠다. 토끼는 나의 용감함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나를 다독였고, 나는 그의 노력 (나로 인해 매번 강을 2번씩 건너는 그의 도움)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점심을 먹을까 하는데, 다시 비가 쏟아졌다 해서 라면 먹는것은 그냥 나중으로 넘기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길가에 세워진 트랙을 보니 12킬로미터에 2시간 45분 걸리는 길을 걷고 나면 도로와 만난다고 적혀져 있었다. 그정도라면 오늘 안으로 숲속길은 모두 마칠 수 있을것 같았다. 그럼 숙소에서 편안하게 좀 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힘이 났다.
힘든 강을 건너고 나서 그런지 같은 트랙인데도 더 쉽게 느껴졌다. 얼마나 걸었을까 3갈래 길이 나와서 오늘 처음으로 핸드폰을 꺼내서 트랙을 확인해 보았다. 계속 비가 왔었던터라 전화기를 꺼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아~~~~ 이런 낭패가 있나,,,, 나는 트랙에서 1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왼쪽으 트랙으로 가보니 어느정도 가다가 끝이나 있었다. 그래서 다시 트랙으로 나와 또 다른 트랙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의 선택이 정말 잘못된 것이었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으니,,,,
강을 건너고 나서 내 머리가 좀 어떻게 되었는지 그냥 돌아가서 다시 트랙을 찾을 것을 선택하지 않고 지금 벗어난 트랙에서 제일 가까운 거리로 숲속을 가로지를 계획으로 앞으로 나갔으니 얼마나 멍청한 행동이었는지 멀지 않은 시간에 깨닫게 되었지만 그때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때라 내가 길을 잃은 시점이 어디였는지 몰랐기에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날씨는 비가 왔다 햇빛이 나는것을 반복하고 있었고, 숲은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울창하고 험난했다. 그런데 길을 가다보니 갑자기 사람의 발자국이 있었다. 아마도 나에 앞서 너와같이 똑같은 실수를 한 사람이 있었나보다. 하지만 그 사람의 발자국도 계속 연결이 된 것이 아니었기에 GPS를 켜서 트랙으로 가로 지르는 험난한 일정이 계속 되었다. 몇시간을 헤맨끝에 언덕에 오르게 되었는데, 멀지 않은 곳에 또렷하게 트랙이 보였다. 다만 그 트랙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을 지나야했다는것뿐,,, 그래도 희망은 훨씬 더 커졌다. 약 400미터정도 트랙에서 벗어나 있었고 내 눈으로 트랙을 보고 나니 두려움은 거의 없어지고 앞으로 계속 나가자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렇게 마침내 트랙으로 다시 나왔다. 손등은 나뭇가지에 그랬는지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있었는데, 토끼는 그 정도가 많이 심했다. 손등에 10곳 이상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치료는 우선 나중에 하기로 하고 길을 걷는데,,, 어 이 트랙은 우리가 벌써 지나갔던 트랙이었다
다시 길을 걷는 동안 나는 어디서 내가 실수를 하였는지 똑똑히 알수 있었다. 트랙들은 둘로 갈라졌다 다시 합쳐졌다를 계를 반복했었는데, 이 구간에서는 무심결에 또 트랙이 합쳐질것이라고 생각해서 핸드폰으로 트랙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내 마음 내 발길 닫는 곳이 트랙이라고 생각했던것이 어리석은 나의 실수였다. 사실 매일매일 작은 실수들을 했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트랙을 잃어 숲속을 3시간 이상 미친듯이 헤맨것은 처음이었다. 작은 실수 하나가 이렇게 힘든 일을 겪게 하다니,,,,
다시 길을 걷는데 또 앞에 긴 강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오늘 하루는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물론 내 실수도 있었지만 몇날 며칠 내린 비로 테아라로아 트랙에서는 없는 강수위대한 위험 글 없이 나는 또다시 허리 높이의 강을 건너야만했다. 그것도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을,,,,
비옷 바지를 입었기에 가슴까지 끌어 올리고 이번에는 토끼와 함께 강을 건너기로 했다. 강폭이 너무나도 넓었고 2번 왕복하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그리고 난 그가 혼자서 또 길을 건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기에 신발을 갈아 신지 않고, 등산화 그대로 강을 건너기로 했다. 다행히 백팩의 가장 아래쪽은 봉지에 담아두었고 백팩을 훨씬 위쪽으로 맨 다음 마음을 단단히 먹고 균형을 유지하며 강을 건넜다. 다행히 등산화가 미끄러움도 훨씬 적게 느끼게 했고 균형을 잡는데도 도움을 많이 주었다. 강의 폭이 넓고 유속이 빨랐기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어찌 되었거나 건너갔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
시간이 오후 6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 숲속을 헤매지만 않았어도 도로로 연결된 길까지 무사히 나아가 안락한 숙소에서 머물 수 있었겠지만 더이상 걷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해서 또다시 산속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게 되었다.
테아라로아를 걷는 날 중에 오늘이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생각되는 하루였다. 물론 며칠 후의 더 엄창난 일이 나에게 일어날지 몰랐을때였을테니까,,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