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roa 5 – 2016. 10.6 –오늘까지 102킬로미터를 끝냈다.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잠을 청했으나, 12시 이후부터 중간중간 계속 잠에서 깼다. 위치를 잘 잡아서 텐트를 쳤기에 파도 소리도 그리 크지 않았고 바람으로 부터 텐트의 흔들림도 별로 없었으나 비 소리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발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사실 양말을 신기가 겁이 났는데, 갑자기 잠잘때 신는 양말이 한국산 수면 양말로 일반 등산 양말보다 훨씬 부드러웠기에 수면 양말과 등산 양말을 함께 신었다. 신발이 약간 꽉찬 느낌이 들었지만 고통이 어제보다 훨씬 적은것을 느끼며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다.
오늘이 해변을 걷는 마지막 날이고 싶은데, 날씨가 도와 주어야 가능한 길이다. 비 소리에 너무 놀라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 굻었던 빗줄기가 언제 그랬냐는듯 멈추었을때 재빨리 일어나 이른 하루를 시작하였다. 긴 거리를 움직이기 위해서 뜨거운 물을 끊여 간단히 죽을 먹고 해뜨기 바로 직전에 길을 나섰다. 누구보다도 이른 아침이라 생각들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으나 등 뒤어서 불어주는 거라 걷는데 도움이 되었다. 중간에 비가 와서 잠시 당황했지만 비옷 바지를 입고 백팩에 커버를 씌우니 아무 문제 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평소에는 아침 시간에 해변을 걷기가 좋다 11시쯤 부터는 해수면이 높아져 바닷물이 해변끝까지 밀려 오기 때문에 그 전에 많이 걸어야 한다. 어젯밤 부터 물이 부족했기에 숙소에서 자지 않고 야영을 한 것을 오늘 하루 종일 후회해야만 했다.
12시 조금 전까진 약 18킬로미터를 걸었으니, 비오는 날씨 치고 그리 나쁘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점심 식사로 잠시 쉬면서 다시 물떼를 기다렸으나 큰 파도로 인하여 바닷물이 해변 끝까지 밀고 들어와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시간을 지체하면 나중에 힘들고 지금 걷자니 바다가 너무 무섭다. 그래도 시간이 곧 물이 빠질때라 일단 한번 걸어가 보자 했다.
똑같은 90마일 비치인데 날씨에 따라 이렇게나 다르다. 저기 흙탕물이 원래 모래사장이었다는 거
파도가 올때마다 해변 끝 뚝으로 두 스틱을 발 삼이 지탱해서 발이 파도에 젓지 안도록 했다. 생각해보라 20초 마다 파도가 밀려 오는데 그때마다 뚝으로 피신해야 했으니 약 2시간동안은 파도를 피한다는 생각에 발의 아픔정도는 하나도 느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저 뒤로 2명의 백팩커가 보인다. 멀리 있지만 예상 가능한 분들이다. 바로 맨디와 스캇,,,,
그들은 정말 총알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입이 쩍 벌어진다.
딱 죽지 않을만큼의 고통이었다. 사진으로보면 절실히(?) 전달되었을것 같다.
약 1시간후 그들은 우리를 추월했다.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선두(?)를 지켜 왔지만 그 자리를 빼았겨 버렸다. 그래서 일까 몸에 기운이 쭉 빠져 버렸다. 그리고 파도와 싸움하느라 잊고 있었던 발의 아픔도 한꺼번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틀전부터 물을 넉넉하게 마시지 못한 것 까지 해서 목마름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맨디에서 물을 조금 부탁해 볼 것을 ,,, 이렇게 힘들줄 알았다면 염치 없는 일이지만 마을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마실물에 대해 얘기 했어도 그렇게 매너 없는 일이 아니였지 싶다.
그렇게 목마름과 피곤함을 가지고 드디어 90마일 비치의 끝으로 갔다.
YHA위치가 복잡하지 않았지만, 지치고 피곤해서인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실수에 실수를 하다보니 시간이 더 걸렸다. 바로 부엌으로 달려가서 반리터의 물을 흡입하고 나서야 정신이 좀 들기 시작했다. 숙소 비를 절약하기위해 멤버십을 가입했고, 로 카본 트레블러에 가입을 하면 30%까지 할인 받을 수 있기에 완전 좋은 제도이다. 텐트가 20$,도미토리28$, 케빈 75$인데 할인받은 가격은 캐빈에서 지낼 수 있는 가격을 안겨 주었다.
이것에 대해서 좀더 자세하게 설명할 것인데,,, 3천킬로를 끝냈고 나서야 가능하지 싶다.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서 숙소로 왔는데 정말 죽을것 같았다. 하지만 힘듦을 싹 잊을 따뜻한 물의 샤워와 와이파이 깨끗한 부엌과 편의 시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돈을 지불하고 열쇠를 받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와이파이로 가족과 친지들에게 연락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내 발 상태를 보고 내일 하루는 이곳에서 좀더 쉬기로 결정을 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하고 좋았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