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roa 26 – 536마침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한적한 곳이기는 하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빨리 일어나 텐트를 정리하고 트랙으로 나왔다. 7시 20분경이었으니 꽤 이른시간처럼 느껴졌다. 오늘 걷는 길은 오랫만에 아주 쉬운 트랙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산속을 걸어도 경사가 거의 없었고, 농장을 가로 지를때도 그냥 언덕이었다 마냥 걷는 것은 쉬웠으나 먹지 않고 걷는 동안 기운이 점점 빠졌나보다 나중에는 걷는 속도가 너무 느껴져서 거북이라는 별명도 갖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거북이로 불려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거북이가 되어버린듯 하다.
지금은 약 529킬로미터 지점인 Puhoi에 와 있다. 물이 식수밖에 없었기에 점심은 건너 뛰고 왔더니 배가 많이 고팠다. 하지만 오늘 2시 30분전에 도착하였고 카누 일인 50달러를 내고 타는 대신 그냥 하이웨이를 걷기로 했다. 하지만 작지만 아담하고 전통있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매일 걷는 다는것은 참 힘든 일이었다. 물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25킬로미터를 매일 걷는 것은 어마어마한 정신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다. 난 10월 6일 이후로 하루도 제로 데이를 보낸적이 없다. 그것이 지금 내가 걷는데 힘이 많이 드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어서 빨리 좀 쉬는 날을 갖도록 해야겠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저기 멀리서 백색을 메고 걷는 이가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2 명의 여성도 백팩을 메고 오는데, 한명이 리즈였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서 걷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가 왜 이제 오는 거지? 그녀는 아이스크림이 고팠다며 먼저 사먹고 나서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횡하니 사라지더니 오늘 만난 프랑스 커플과 함께 돌아와서 지난 2틀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2틀동안 로컬 주민들의 제안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방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고 아침을 먹었으며 아침에는 자동차로 해변을 둘러보는 것 까지 함께 한다고 출발이 늦어 우리보다 뒤에 도착한 것이었다. 아무튼 그녀는 행복한 얼굴이었다. 이렇게 친절함을 받고 나면 사람들의 인상이 달라지나 보다. 나도 어제 1킬로미터 정도의 거리를 누군가가 태워준다고 했을때 감사히 받아들이는건데,, 후회를 많이 했다.
프랑스 커플은 그 호텔에서 시원한 맥주와 감자칩을 즐기며 숙소를 그곳으로 정한다고 했다. 리즈와 우리는 좀더 해변 가까이로 가서 캠핑을 하기로 하고 함께 걸었는데, 내가 걷는 속도도 느렸고 곧 숙소를 찾아야 하는 거라 Waiwera근처에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었다.
캠핑장 근처에서 구 트랙을 발견했다. 지금은 그 구간이 이용되지 않는다며 줄을 쳐 두었길래 우리는 아마도 오지 않겠다 싶어 그곳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텐트를 친 후에는 식사를 하고 바로 잠을 자는데 오늘을 점심을 많이 먹었던지라,,, 그냥 저녁은 넘기고 바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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