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roa 28 – 584 마침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
아침에 일찍 눈치 떠져서 다행이다. 사실 이 집은 일꾼들과 좀 많아 보였다. 그래서 차도 많고 주위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소리도 많이 났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아침도 먹지 않은채로, 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다시 걷는 그 거리는 다행이도 토요일이었기에 어제보다는 좀더 나았다. 그렇게 아침을 보내고 잠시 해변쪽으로 난 멋진 트랙을 걸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조깅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큰 백팩을 메고 걷는 나를 조금 놀란 눈으로 본 후 사라져 버렸다. 이런 길을 계속 걸으면 좋으련만 잠시 즐기기만 하니 끝이나 버렸다. 그리고 밀물 중에서도 가장 물이 많이 빠진 딱 그 1시간만 건너기 가능하다는 그 지점에 일찍 도착해 있었다.
늦은 아침이라고 할까? 아니면 이른 점심이라고 할까?
느긋하게 차를 한잔 마시고 혹시나 다른 테아라로아 웍컬들이 있이 오는 건 아닌지 유심히 보기도 하였다. 건너가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계속 먹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파스타를 먹었다. 시장은 또 볼꺼니까 시간 나는대로 먹어줘야 한다. 벌써부터 살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이 무게를 유지하거나 좀 찌워야 하는데,,, 워낙 하루 걷는 킬로미터가 많다보니 예상보다 일찍 살이 많이 빠져버렸다.
이곳은 개인소유의 보트도 많이 보였고 주말을 이용해 해변으로 승마나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그만 쉬는 것을 접고 1시 18분의 로 타이에 건너야 하는 바다(?)를 쬐금 이른시간에 건너 보기로 했다. 그것은 오늘 한 일중 가장 잘못된 선택이 되었다는것은 바로 알게 되었다. 발단은 이랬다. 조강하던 사람이 우리 앞을 지나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가 건너려고 하는 딱 그 지점이었다. 저 멀리 사라진 그는 건너기에 쉬운 모양이라고 내가 생각들게끔 했다. 그래서 신발을 바꾸어 싣고 12시가 좀 넘은 시간 한발 한발 내 딛였다. 처음에는 쉬운 길이었다. 거의 800m정도 걸은 듯하다. 그런데 그때 내 앞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거리는 약 30미터 정도 건너면 내가 가려고 하는 길로 연결될것 같았다. 하지만 물의 깊이였다.
대충 어느정도인지 물 색깔로는 알 수 없었기에 약 4미터 정도 들어가 보니 벌써 허벅지를 넘으려고 했다. 이래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다. 그리고 표지판 하나 없는 이 길이 이해가 안갔다. 다른 곳에서는 그래도 분명 테아라로아 마크가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지 마크가 보였는데 이곳은 전혀 아니었다.
바다를 건너기를 포기하고 다시 앞으로 가야할 길을 탐색했다. 그리고 상류쪽으로 약 1.5킬로 더 가서 허벅지 높이의 물을 건너가야 했다. 수심이 깊은 곳 옆으로는 완전 뻘밭이었다. 푹푹 빠지는 길을 걸을려고 하니 그냥 처음부터 계속 승마하는 사람들의 길을 따라 걸었더라면 이런 고생스런 길은 면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발이 너무 깊이 빠지니 신발 꺼내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그래도 시간이 가니 끝은 보였다.
테아라로아 트랙에서 많이 벗어난 길,,, 우린 다시 트랙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길을 그리고 많이 거리를 허비해야했다. 그렇게 내 두발은 고통 속에서 다시 거북이 걸음으로 해변쪽으로 걸어가야 했다. 그리고 어느 듯 4시가 훌쩍 넘어서야 다시 트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우리 백팩을 보고 산책나온 노부부가 성공을 빌어주었고 두번째는 미셔너리 사람들의 관심이었고, 세번째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집의 페인트를 칠하고 계셨던 어떤 나이 지긋하신 남자분이셨는데, 갑자기 물이 넉넉하냐고 물으셨다. 물론 물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물을 더 채우기로 했다. 그때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우리가 가려고 하는 캠핑장까지 태워 주신다고 하셨다. 기억하는가? 내가 지난번 나를 보고 도움을 주려고 했던 그 손길을 거절하고 난 뒤 다시는 어떤사람이 주고자 하는 도움을 절대 거절하지 않을꺼라고 결심한 그것을 지키기로 했다. 내가 묻지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그쪽에서 뭔가를 제시한다면 난 다 받아들일꺼라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그건 내가 테아라로아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줄것임은 당연한 것이었다. 해서 좀더 쉽게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캠프싸이트에서 쉴 수 있었다. 다시한번 도움을 주신 그분께 감사함을 전하며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일하시던 복장 그대로라면 거절하신 그분의 마음을 받아들여 사진없이 오랫동안 그분의 얼굴을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저녁은 근처 식당에서 먹기로 하고 여러곳을 다녀오다 결국 이탈리아 피자 가게로 선택했는데,,, 전통 피자 그대로 아주 맛있었다. 물론 모짜렐라 치즈라곤 눈꼽 만큼도 없었지만 페타치즈와 올리버 그리고 많은 야채들의 풍성하게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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