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roa 31 – 681 마침
2016년 11월 1일 화요일
어제 비를 맞으며 걸었던 탓에 아침에 축축한 옷을 입기가 힘겨웠다. 그래서 조금 늦게 하루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아침잠도 많이 자고 파스타도 많이해서 든든히 먹고, 10시쯤 트래킹을 시작하는데, 젖은 옷 때문에 많이 추웠다. 그리고 어제 내린비로인해 트랙이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어렵다고 할 수 없는 길일들,,,, 내 상황 때문에 길도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 모든것이 나에게로 부터인것을 안다.
걷기는 하는데 유난히 힘이 드는 날이다. 마음같아서야 날라가고 싶은데 이 발이 따라주지를 않으니
핸폰으로 거리를 보니 이제 겨우 4킬로미터를 지났다. 시간은 점심시간을 향하고 있는데 물이 넉넉하지 않아서 점심은 넘기고 빨리 산속에서 나가야 했다. 2시경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오늘 8킬로가 전부지만 그래도 쉴때는 쉬어야하지 않나!
잠시 따뜻한 햇쌀 아래 30분을 쉬었더니 한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큰 백팩을 메고 올라 오셨다. 나처럼 테아라로아 워컬이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분은 앞서 캠핑장으로 가시고 나고 쉬던 것을 접고 다시 길을 나섰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별로 어려울것 없는 트랙이다. 날씨가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알지만 자꾸 운이 없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내가 오늘 4시간 걸려서 지나온 그 길을 2시간 30분이면 충분히 지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휴식도 그렇게 오랫동안 필요로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점심도 먹지 못했는데 캠핑장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그리고 캠핑장에 꼭 물이 있으라는 보장이 없었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테아라로아 트랙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화장실과 주차 싸인이 있었던 곳에서 늦은 점심을 하기로 했다.
4시가 넘은 시간에 우리는 주차장으로 올수 있었다. 해가 아직 있기에 물을 채워 캠핑장으로 이동할 수도 있었으나 이곳의 잔디 상태가 너무 좋고 화장실과 벤치가 있었기에 오늘 하루 그냥 이곳에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넓은 잔디가 좋아서 매트를 깔고 신발을 벚고 좀 쉬려고 하는데 샌드 플라이들이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고무신을 신었는데도 요녀석들이 사이사이 구멍으로 잘도 들어와서 나를 공격하였기에 할수 없이 텐트 속으로 다시 피신을 해야 했는데,,, 텐트치고 옆에 낮에 잠시 만났던 아저씨와 이야기 하고 있는데고 텐트 닫는 것을 깜빡했더니,,, 샌드 플라이 일천마리 정도가 텐트속에 들어와 있었다.
즉석 라면만 먹을때 까지 기다려라 이놈들~~~~
요놈들을 전부 다 쳐치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한놈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정리해야 나중에 새벽에 다시 물리는 일이 없으니 구석구석 잘 살펴서 처리해야 했다. 그렇게 또 오늘 하루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치우고 정리 할 것들이 많았지만 밖에 나가기 무서우니 내일 아침 일찍 옷으로 무장하고 다시 밖을 나가서 나머지 것들을 정리해야겠다.
내일 산속의 트랙이 약 21킬로미터 정도 된다. 마음같아서는 그냥 하루에 끝내고 싶은데 가능할지,,, 내일 아침은 새벽에 일어나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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