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roa 38 – 839 마침 – 캠핑장에서의 럭셔리
2016년 11월 8일 화요일
오늘 새벽까지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백팩 커버와 판초 우비를 걸어두었는데, 날아갔으며 어떻하나 걱정이 되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드는 바람에 꿈속에서 걱정을 해야만 했다. 아침은 빨리도 찾아왔다. 빨리 텐트를 정리하고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주인 남자는 벌써 차를 타고 떠나버렸고, 주인 여자분은 아기때문에 잠을 못잤는지 두드리는 문소리를 듣지 못하는군 같아 그냥 출발했다.
일기예보에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제 못간 거리만큼 오늘 더 움직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곧 농장으로 통하는 길이 나왔다. 오렌지 마크가 없었던 탓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농장의 중간중간 흰색 스틱이 박혀 있어 그것을 보고 따라 나왔다. 토끼가 발가락 때문에 어제 병원을 다녀 왔기에 오늘 좀 나은가 했더니 너무 아팠단다. 그래서 이약 저약 통증을 줄일만한 약을 먹고 천천히 계속걸었다. 점심시간때 쯤 부터는 약이 효과가 있는지 좀 괜찮아 졌다고 한다. 내가 아파도 큰일이지만 일행이 아픈것도 큰 문제다. 서로 잘 살펴주며 움직여야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겠나!
마음같아서는 무거운 물건을 내 백팩에 좀 넣어주고 싶은데, 내 무게도 지금 장난이 아니라서,,, 다음번 장을 볼 때는 보다 더 강력하게 제지를 해서 음식을 사는데 더 신중을 기해야겠다. 치즈도 많고 빵도 많고 살라미도 5일치 치고는 양이 많았다. 그리고 비스킷 및 과자도 너무 많았다. 물론 잘 먹어서 그런지 요즘은 살빠지는 속도가 많이 느려진듯 하다. 옷 사이즈도 더이상 크게 느껴지지도 않고 해서,,, 다행이다.
838킬로미터 지점에 캠핑장이 있다. 그리고 약 8킬로미터를 더 가면 다시 캠핑장이 나온다. 나는 첫번째 캠핑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농장을 지나서 나온 길은 경사가 거의 없었고 캠핑장으로 이어지는 트랙은 가족단위가 천천히 걸으면 좋을만큼 잘 가꾸어져 있었다. 물론 경사도 거의 없어 발가락이 아픈 토끼도 무거운 백팩에 힘들어하던 나도 웃으면서 걸었다.
이곳 캠핑장을 무료로 운영되어지고 있는 곳이다. 화장실과 물 그리고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서 너무 좋았다. 물론 휴지통도 마련되어 있어 편리했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었다. 그러다 불쑥 그냥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에게 의논을 하니 바로 그렇게 하자고 해서 오랫만에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게 되었다.
또 다른 트랙으로 동굴 탐험이 있어 가보기로 했다. 발의 휴식을 위해 고무신을 신고 길을 걷는데,, 무거운 백팩없이 산길을 걸어보니 너무 좋았다. 동굴로 가는 트랙은 산에서 내려오는 여러 갈래의 강을 지나 숲이 울창한 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동굴에 도착했는데, 아차 램프를 생각하지 못했다. 동물이면 캄캄할것을 생각하고 당연히 챙겨왔어야 했는데, 이런 어리석은 짓을 봤냐!!!!!
동굴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그렇게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나니 발이 아파 오는 것 같았다. 빨리 텐트로 가서 내일을 위해 푹 쉬어야겠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