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roa 41 – 912 마침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새벽녘 조금씩 내리는 비는 그칠줄 모르고 나를 애타게 했다. 비는 트래킹에 있어 가장 큰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다. 비는 정말 많은 제약을 안겨준다 특히 몇일씩 트램핑을 해야하는 장기 트래킹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비가와도 움직여야 했기에 비를 맞으면서 텐트를 걷어야했다. 그래서 텐트도 나도 젖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빗줄기가 강하지 않는다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비가 오면 늘 그렇듯이 트랙은 평소보다 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어있다. 그리고 컨디션 난조로 한계또한 일찍 오는 듯 하다. 떨리는 몸을 이끌고 미끄러운 트랙을 지나 강물이 나왔다. 저 강을 건너야 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어제 건넜으면 좋을뻔했다. 어제 진흙탕이 된 신발도 깨끗하게 씻을겸(?) 난 신발을 신고 강을 건넜다. 그 후 신발을 보니 아주 깨끗해져 있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 만족은 채 1분도 가지못했다. 바로 온통 길이 다 진흙이었기에 깨끗하게 씻겨진 보람도 없이 난 하루 좋일 축축한 양말을 신은채 길을 걸어야 했다.
이런저런 가족들 이야기와 많은 생각들에 생각보다 동굴까지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트랙 자체가 힘들지 않은 길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비가 오지 않았다면 아주 좋아했을 트랙인데,, 안타까웠다. 동굴은 생각보다 훨씬 유명한 관광지였다. 마침 한국인 관광객들이 투어를 마치고 다시 차로 가려는 길에 내가 지나가게 되었다. 내 꼴은 어제 트랙에서 넘어지고 며칠동안 씻지도 못해 엉망이었기에 차마 그분들과 인사 한마디 하는 것도 부끄러웠다. 그래서 그냥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쳤다.
많은 투어버스와 자가용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가격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그냥 화장실만 사용하고 가격만 사진을 찍고 나왔다. 로또에 당첨되면 이곳에 오리라,,,, 사실 돈 때문에 못 들어간 거라,,,, 가난한 내 신세가 불쌍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마을까지는 약 500미터 시간이 잘 흘러가니 걷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 약 늦은 오전부터 해가 쨍하고 낫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그곳 YHA에서 머물 계획을 수정하고 Te Kuiti까지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어차피 오늘 먹을 양식도 필요했고 아직 시간이 충분히 가능했기에 좀 더 걷기로 했다. 제발 그 곳도 좀 싼 가격으로 머물 수 있기만을 바라게 되었다.
길은 늘 그렇듯 즐기는 사람에게 가치가 있는것 같다. 무슨 길을 걸어도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는가 하면 그냥 고통으로 기억되는 그런 길도 있을테니 말이다. 곧 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그리고 시간도 잘 흘러갔다.
작은 마을 바로 시작되는 부분에 테아라로아 지도상의 캠핑 그라운드라고 적힌 곳을 오니 15달러 텐트치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테아라로아 걷는 사람들이라 8달러만 내라고 한다. 와우~~~~~쌩유쌔유,,,,,
리즈에게 이 좋은 소식도 전해주어야겠다. 급히 와이파이 사용 가능한 곳에 가서 인터넷도 하고 좀 쉬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가 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미국 국민들도 그리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구나!!!! 우리나라처럼 자신의 이익에 따라 많이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뭐 우리나라보다야 낫겠지만,,,, 참 겁나게 대통령 될 후보도 없었나보다 ,,, 한낱 그런 부자가 갑자기 대통령을 한다고 나서고 당선이 되었으니 말이다. 같은 시간을 사는 사로서는 참 믿을 수 없는 받아 들이기 힘든 사항이다. 마치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그녀가 되었을때처럼말이다.
산속에서와 달리 조금 늦은 시간 텐트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비가 쏟아진다. 아 비가 너무 자주 많이 내린다. 속상하다. 내일 아침 일찍 시작해야 한는데,, 숙소 부엌 오픈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이곳 매니저가 일어나는 시간 문을 연다고 한다….. 그럼 그가 문 여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다. 그래도 저렴한 곳에 자는 것이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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