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2일 화요일
아침은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은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기 위해서 테블릿을 이용해 글을 쓰고 있는데, 앨런이 신문을 가지고 와서 한번 읽어 보라며 주셨다. 그곳에는 내가 앞으로 가야하는 트랙 코스에서 2명의 하이커들이 죽은 채 발견 되어 조사중이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사실 강을 건너기와, 카누 타기, 그리고 이번에는 트랙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으니 테아라로아를 계속 걸어야 하는지, 머리 속이 좀 복잡해짐을 느꼈다.
글을 쓰던 일을 잠시 접고, 신문을 정독하여 읽기로 했다. 혹시나 나도 비슷한 실수를 할 수 있기에 그들이 왜 죽었는지 어떤 행동을 잘못 했는지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아서 였다. 글을 천천히 읽고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은 토끼와 앨런에게 물어봐서 100퍼센트 정확하게 이해 하려고 노력했다. 왜냐면 나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었기에 정확이 알아야했다.
하지만 불안하게도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가장 크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저체온증에 의한 사망이라고 했다. 난 이분에서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내가 지난번 카누를 타다 물에 빠져 있는 시간 약 40분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은 정말 다시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고통이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주위에 나를 걱정해서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심리적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단 물의 차가움은 예외였다. 정말 미칠만큼 힘들었다. 차가운 물에 온 몸이 적셔저 떠내려 가는 동안 온 몸이 마비되는 듯, 더이상 카누의 밧줄을 잡고 있을 수 없을 만큼 몸은 점점 굳어 가고 있었다.
아무튼 난 이 신문의 뉴스처럼 그들이 저체온증으로 사고를 당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다. 뉴질랜드의 날씨는 한여름에도 산쪽에는 눈이 오는 곳이라 우리나라 여름 산을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추워도 한여름에 지리산에 눈이 왔다는 뉴스는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많은 산에서는 한여름에도 산 정상부근에는 눈이 왔으니 그에 따라 등산할 때 준비해야 하는 것들도 더 신경 써야 할 것들 인듯 하다.
조만간 시내에 나가 따뜻한 옷을 하나도 구입해야 될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곧 가게 되는 트랙이 바로 그 2명이 사고 난 곳이므로, 옷이라도 더 구입해야 마음이 좀 놓일 것 같기 때문이다.
앨런의 추천으로 나는 어제 준비해온 목욕 전용 소금(?)을 약국에서 구입했다. 그걸로 목욕할 것은 아니고 족욕을 하려고 한다. 오랫동안 발을 혹사 시킨것도 있고 강에서 떠내려 오면서 물살에 다리가 강 뚝 벽에 부딪쳐서, 무릎이 많이 좋지 않았기에 쉬면서 다리를 좀 신경써야 했다.
친절한 앨런, 내 다리를 위해 족욕통을 마련하시느라 온 집을 다 뒤지시는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스박스를 가져다 주셨다. 와~~ 정말 기발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물도 천천히 차가워질 것이고 무게도 적게 나가 야외에서 족욕하기 너무 쉬웠다. 그렇게 족욕을 하며 앨런과 줄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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